강화도~

강화군에 마을지킴이 300살 배나무가 활짝

강화도농부 2015. 5. 1. 21:10

강화군에 마을지킴이 300살 배나무가 활짝

 

 

강화군에 마을지킴이 300살 배나무가 활짝
궁핍한 시절엔 마을사람들 생명나무, 지금은 동네 명물!


강화군에 300년으로 추정되는 배나무가 있어 화제다.
강화군 불은면 상동암리 새말부락 심우영 씨 댁에 멀리서도 배꽃이 보일 정도로 높고 우람한 나무 한그루가 있다. 느티나무 규모 정도로 커서 저게 과연 배나무 맞나 싶을 정도다. 가까이 가 보면 흐드러지게 핀 배꽃이 벚꽃마냥 눈처럼 꽃잎을 날리고 있다.


“우리 할머니께서 생존하셨다면 120세 가량 되시는데 15세에 이 집에 시집 오셨을 때도 배나무가 이만했었다고 해요.”


심 우영(79세)씨는 자신의 할아버지께서 초가를 기와집으로 다시 지으실 때도 배나무를 비껴서 지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배나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자신이 5대, 현재는 7대가 이 집에 살고 있다고 했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나무는 비바람에 가지가 꺾이고 주렁주렁 달린 배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지기도 했다. 사람 키 높이 정도의 부러진 가지 큰 구멍에는 시멘트가 채워져 있다. 15년 전쯤 나무병원에 의뢰해 치료한 흔적이라고 한다.

 

그냥 놔두면 그 구멍으로 빗물이 들어가 나무줄기가 썩는다. 중간에 잘린 가지에는 대부분 이렇게 치료하고 돌봐 준 흔적이 있다. 나무 밑둥 쪽 둘레를 재보니 1미터 85센티다. 어른 두 사람 정도가 안아야 품에 넣을 수 있을 정도다. 주인의 배려와 따뜻한 보살핌으로 지금껏 이 나무는 사람과 인연을 맺으며 튼실하게 살고 있다.


“3년 전부터 떨어지는 배들을 주워 모아 효소를 만들고 있어요.”
안주인 구경림(74세)씨는 효소로 만든 따뜻한 차를 한잔 내 왔다. 지금은 먹거리가 넘치는 시절이라 배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를 굳이 먹으려 들지 않지만 이 나무는 한때 이 동네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게 해 주기도 해 ‘생명나무’로 여겨졌었다.


“내가 13살에 6·25가 터졌는데 그 전 후 보릿고개 시절 동네사람들이 산에서 나물 뜯어 먹고 열매 따다 먹을 정도로 먹을 것이 없었어요. 그때 이 배나무가 동네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지.”
심 씨는 배나무 주인이어도 그때는 첫 새벽이 아니면 배를 주워 먹을 수조차 없었다고 했다.

 

열매는 비록 아이 주먹크기 정도지만 그 당시는 허기를 채워 줄 수 있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였다. 나무가 워낙 크다보니 그 열리는 양도 어마어마해 동네 사람들의 배고픔을 달래줄 요긴한 먹을거리였던 것이다.


최근 또 다시 사람들에게 이 배나무가 회자되는 것은 나들길을 걷는 사람들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까닭이라고 한다.


“나들길 걷는 사람들이 이 나무가 무슨 나무냐고 물었다가 배나무라는 것을 알면 깜짝 놀라요.” 다들 이렇게 큰 나무가 ‘배나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한다고 했다. 300살 먹은 배나무는 이미 마을의 명물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배 재배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농업 기술 서적인 제민요술에 배 재배에 대한 기록이 있다, 고려 명종 18년에는 배나무를 심어 소득을 높이도록 나라에서 권장까지 했다. 이후 조선 성종 때에는 배가 주요과수로 재배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에 의하면 현재 농가에서 배 재배를 목적으로 한 나무 중 오래된 것은 약 70년 정도의 수령이며 산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배나무 중 간혹 4~5백년 정도 된 것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