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농사 정보

[스크랩] “농업은 방학이 있는 신의 직장”

강화도농부 2011. 8. 19. 01:18

 

대학생이 만난 젊은 농사꾼 9. 경기도 안성시 백신혁

“많은 사람들이 농업은 3D 직종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3D 직종은 맞는데, 반만 그렇습니다. 1년 중 반은 내 생활을 가질 수 있거든요.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에서 포도농장을 운영 중인 백신혁(29)씨는 자신에게 투자할 시간이 많다는 점, 거두는 만큼 모두 자신의 수익이 된다는 점을 농업의 장점으로 꼽는다. 특히 계절에 따라 여유가 생기는 농업의 특성상 겨울에 보다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백씨가 말하는 포도농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백씨의 농장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천연 비료만을 고집하는 유기농 포도농장이다. 아버지 백이남(56)씨와 함께 운영하는 이곳에는 현재 약 25종의 다양한 포도가 자란다. 직거래를 위해 매년 꼬박꼬박 이곳을 찾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유기농 포도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아버지가 유기농을 고집하신 건 아니었어요.” 백씨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원인은 농약 중독이었다. 그 뒤로 아버지는 유기농 포도를 위한 연구에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농약 중독에서 유기농으로…

“옛날 사람들은 농약 없이도 충분히 농사를 지었잖아요. 그 옛날 방식을 알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아버지는 유기농 포도를 위해 직접 천연 비료를 연구했다.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 발효시켜보았고, 동네 어르신 분께 직접 자문을 구하고 다녔다. 심지어 어렵다는 유기농 기사 자격증까지 따 내었다. 땀과 노력의 결실로, 아버지는 천연 비료 개발에 성공했고 특허 8개를 획득했다.
 
백씨의 아버지는 현재 유기농 포도 공부를 위해 ‘유기농의 원조’ 독일에 머물고 있다. 농장을 비운 아버지를 대신해 백씨와 어머니는 서로 일을 분담해 가며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백씨가 배달을 나가면, 어머니는 포도나무를 보살피는 식이다.

 

 

이제는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자가 된 백씨도 처음부터 농업을 천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에는 일반 대학에 원서를 냈고 등록까지 마쳤었다.

 

그러나 ‘내 뒤를 이어 농사지어보지 않겠느냐’는 아버지의 권유에 생각을 바꾸어 한국농업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 회사원이 되느니 차라리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컨닝페이퍼 때문에 성적이…

오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이었지만, 생각 외로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농업고등학교 출신인 학생들과 달리 분야가 전혀 생소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처음 보는 분야를 배우니 성적이 나올 리 없었다.

 

“인문계를 다니다 학교를 가니 시험점수가 ‘꽝’이었어요. 나중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다른 친구들처럼 컨닝 페이퍼를 만들기도 했죠.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공부 내용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어요. 결국 제 실력만으로 시험을 봤는데 4.2가 나와서 (점수를 이상하게 여긴) 교수님께 불려간 적도 있었어요.”

 

대학을 다닐 동안 농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나 고민은 없었냐는 물었다.  “처음에는 고민도 했지만, 학교를 다니며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함께하니 걱정이 저절로 사라졌답니다.”

 

 

백씨는 하우스 포도농장 1800평, 비가림시설 2800평에서 연매출 1억 4천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동창 소개로 만난 예쁜 부인과 두 돌이 지난 아들 하얼이를 키우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백씨의 꿈은 크다.

 

“앞으로는 관광농원을 운영하는 게 꿈이에요. 외국에는 포도 농장에 가면 포도 넝쿨 미로공원도 있고 수영장도 있다고 해요. 저도 우리 농원을 포도만 먹으러 오는 곳이 아닌, 종합적으로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글/사진 : 농림수산식품부 블로그 기자 이예슬

 

 

  

 

 

출처 : 새농이의 농수산식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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