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농사 정보

무료로 빌려주는 ‘귀농인의 집’이 성공 열쇠

강화도농부 2011. 6. 22. 17:02

 

귀농·귀촌을 위한 주택 및 농지를 마련하여 현지에 정착하려는 예비 귀농인들이 일정기간 머무르며 현장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귀농인의 집’.

 

모든 것이 불확실한 예비 귀농인들의 부담을 줄이고 일정 기간 동안 지역 특성 및 지역민을 이해함으로써 더욱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이끌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현재 전국 100곳에 귀농인의 집을 조성 중이며 귀농인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G-이노잡 2010 ⑧ - 이 남자는 왜?] 귀농인의 집에서 삶의 터를 준비한 서선영씨
수원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서선영씨는 소득에 대한 불안 때문에 쉽게 귀농을 결정하지 못하다가 이런저런 상황들과 맞물려 귀농을 결정했다.

☞ 귀농귀촌의 든든한 도우미 ‘귀농인의 집’

 

현재 고등학교 2학년과 1학년 자녀를 둔 부부는 교육 때문에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귀농 결정 후 아이들 스스로 기숙사가 있는 자립형 학교를 찾아내 전학을 함으로써 불안했던 교육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서씨는 자녀의 교육 문제가 해결되면서 본격적으로 귀농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귀농하면 아이들에게 다른 삶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어요. 자연과 접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도 들이면 좋겠다 생각했지요. 저와 제 아내가 귀농을 결심하고 아이들에게 그 사실을 전해주니 아이들이 알아서 어떤 학교가 좋을지 찾더라고요. 지금도 여전히 불안하긴 하지만 주말마다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행복해요. 아이들도 그렇고요.”


서씨는 귀농을 결심하고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생태학교에서 2개월간 주 1회씩 이론 및 현장 교육을 받고, 문경과 봉화 등지에 있는 귀농인 농가를 방문·체험하며 귀농을 준비했다. 그 즈음부터 알맞은 농지를 구입하기 위해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을 헤맸다고 한다.


지리산 자락인 구례 쪽에 농지를 구매하려고 했었던 그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 때문에 구하지 못하고 몇 개월 동안 전국으로 땅을 찾아 다녔다.

 

귀농인의 집’에 머물며 새 집을 마련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진안군 귀농지원센터와 군청의 귀농상담을 통해 진안군 안천면 노성리를 삶의 터로 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귀농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사업에 대해 이야기 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는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더군다나 정착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마련하기까지 6개월간 머물 수 있는 ‘귀농인의 집’이 있어 더 끌렸다고 한다.


“마음에 드는 집터와 농지를 발견하고 저와 제 아내가 몇 번씩 답사를 했어요. 구입한 집은 쓰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이 낡아서 새로 지어야만 했지요. 평생 동안 살 집이니 잘 짓자고 아내와 평소 알고 지내던 분께 집 공사를 맡겼어요. 6월에 농지와 집을 구입하고 10월말에 완공되기까지 몇 개월 동안 우리 부부와 인부들이 ‘귀농인의 집’에서 머물 수 있었어요. 귀농인의 집 덕을 단단히 본 셈이죠. 귀농인의 집이 없었다면 집을 지으러 멀리서 온 분들은 물론 저도 머물 곳이 없어 힘들었을 거예요. 뒤늦은 생각이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까지 해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 나무집을 짓기 위해 귀농 전에 알던 건축업자를 불러 집을 지었다. 3~4개월 동안 인부들은 물론, 공사 진행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수원에서 내려올 때마다 귀농인의 집은 훌륭한 숙소가 되었다. 그때마다 인정 넘치는 마을 어르신들의 조언과 도움을 받으며 어렵지 않게 원하던 집을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군청에서 상담을 받지 않았더라면 ‘귀농인의 집’이 있는지도 모른 채 지나칠 뻔 했다고 말하는 그는 ‘귀농인의 집’ 조성사업이야말로 예비 귀농인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꼭 필요한 귀농 사업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더군다나 따로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단순히 전기세와 물세, 난방비 등 기초 생활비만 지불하면 되기에 부담도 적었다고 한다.

 

 

‘귀농인의 집’처럼 쓰임새가 좋은 사업은 더 많이 알려져야
“인터넷을 뒤져보면 좋은 지원 사업이 많아요. 그런데 실제로 그 사업에 지원해도 생각처럼 기회가 잘 오지 않아요. 저 같은 경우도 폐가 철거비는 물론, 그 폐가를 없애고 새로 신축을 할 때도 도움을 받지 못했어요. 다 짓고 나니 지원이 되더라고요. 주변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요.” 서씨는 각종 귀농·귀촌 사업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귀농인의 집’처럼 실효성 높은 사업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예비 귀농인들의 성공적인 귀농·귀촌이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 또한 각종 지원도 중요하지만 귀농인 스스로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음 귀농하고서 마을 공동일, 청소 등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어요. 마을 분들도 참 좋아요. 마을에 젊은 사람이 들어왔다고 많이 도와주고 어떨 땐 묘목도 나눠주세요. 농사철에는 힘들지 않냐고 다가오셔서 격려도 해주시니 절로 힘이 나더라고요.”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으로 현명한 농부 되기
“친환경 농사를 지으려고 해요. 올해 ‘흙살림’에서 3박 4일 친환경 농법에 대해 교육을 받았어요. 교육을 받다 보니 기존처럼 농약 뿌리고, 비료 주는 농사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멀리 생각할수록 더더욱 그래요. ‘자연을 닮은 사람들’에서도 천연농약과 미생물 액체비료 만드는 법을 교육 받았어요. 친환경 농사를 지으려는 제게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지금 시험 삼아 교육 받은 것과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가지고 천연농약과 액비를 만들어보고 있어요. 오미자도 관리를 잘하면 10년까지도 수확이 가능하다니까 친환경 농법으로 잘 키워야죠.”


2009년 봄, 3,600㎡ 땅에 오미자를 심은 그는 진안군에서 운영하는 오미자 교육반에 참여해 오미자 재배교육도 받았다. 올 가을부터 수확할 오미자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으며 자신의 든든한 수입이 될 것이라 그는 믿고 있다.

 

서씨의 아내도 진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오미자 발효반에서 오미자 발효법을 배우며, 오미자를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식품으로 만들기 위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또한 시험 삼아 키운 유기농 콩으로 정월에 된장을 담아 시판 가능성을 타진해 볼 거라고 한다.

 

“올해 330㎡짜리 비닐하우스 1동에 깻잎을 재배하고 있어요. 수익이 괜찮더라고요. 지난해 8월에 심어서 9월부터 수확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매일 깻잎을 따내느라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했어요. 사실 그정도 농사도 저희에겐 힘에 부쳐요. 하지만 깻잎 비닐하우스를 몇 동 더 늘릴 계획이에요.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려면 기본 설비 비용 외에 원적외선 난방기, 열풍기 등 초기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요. 하지만 여기 안천면 깻잎이 전국적으로 알아주니까 장기적으로도 수입이 괜찮을 듯싶어요. 저희가 키우는 깻잎은 농약도 비료도 쓰지 않은 최고급 깻잎이니까 판로는 걱정 없어요.”


무농약 인증을 받은 서씨의 깻잎은 주변에서도 으뜸 깻잎으로 이름이 났단다. 그는 내년에 난방비가 덜 들어가는 순환식 수막재배시설을 갖추기 위해 군에 시설 보조금을 신청했다.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 깻잎 재배시설을 더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 여긴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머뭇거리다 보면 늦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난해 6,600㎡에 농사를 지었던 부부는 내년에는 8,600㎡ 정도까지 농사를 늘릴 계획. 하지만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작목 선정 및 재배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눈앞의 소득보다는 가능성을 보라
할 일이 많아서 심심하거나 적적할 틈이 없다는 그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게 농사란다. 봄부터 여름까지 오미자 순을 먹어 치우는 벌레를 일일이 손으로 잡았다고 한다.


“계곡물을 퍼다가 오미자 나무에 물을 줬어요. 달 밝은 날에는 새벽 2~3시에도 밭에 나가 일했어요. 가을부터는 깻잎 따느라 허리가 휘어요. 농사를 잘 모르니까 몸이 고생이에요. 파종은 언제 하는지, 농사는 어떻게 짓는지 아는 게 너무 없으니까 힘이 들어요. 그래도 고생하니까 동네 어른들이 많이 가르쳐줘서 이제 겨우 농사에 눈을 조금 뜬 것 같아요.”


비록 농사일이 고되기는 하지만 행복하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새벽에 절로 눈이 떠진단다. 밭에 콩을 심은 한동안은 새들을 쫓기 위해 새벽부터 들에 나가서기도 했다.

 

그는 힘들지만 스스로 변화하는 농부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당장 눈앞의 소득이나 몸이 편한 방법에 매달리기보다는 소비자인 국민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기농산물의 가치와 가능성을 본다고 했다. 농사는 바로 내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먼 뒷일을 가늠하는 일임을 느낀다는 것이다.

☞ 귀농귀촌의 든든한 도우미 ‘귀농인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