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에 핀 박꽃
고요한 어둠이
박 잎 위에 내리면
갓 피어오른 탱탱한 처녀젖가슴
감싸 쥔 치마허리 비집고
하얗게 내미는 네 얼굴
너무 짧은 이 밤이 서러워
애처롭게 젖어드는 눈물자국
삼복더위도 닦아내지 못하고
바람도 쓸어 내리지 못한
네 아쉬움
푸르게
푸르게
지워내는 별빛만이 온밤을 속삭여도
이슬처럼 내리는 달빛의 애무
더없는 기쁨이었기에
아침이면 고개 떨구며
떠나야할 정일지라도
다시 피어 내리라는 하얀 꿈
고향집 초가지붕
온 누리에 번져 놓는다.
옮긴 글